작성일 : 2025-03-04 13:37 수정일 : 2025-03-0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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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협의회장 |
위험이 큰 건설현장 등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수백 명의 근로자가 산업 현장에서 숨지고 있다.
법이 시행되기 시작한 2022년 중대 재해 조사 대상 사고가 611건 발생해 644명이 사망했다. 이듬해인 2023년에도 584건의 관련 사고로 598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통계에 잡힌 사고도 400건이 넘었다. 법이 시행된 지 3년 동안 무려 1600여 명이 산업 현장에서 사고로 사망한 것이다.
25일 충남도과 경기도 경계지역인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교량 상판 붕괴 사고로 4명이 사망했다.
이번 사고 인명피해 현황에 대해 소방당국은 사고 피해자 10명 중 4명 사망, 5명 중상, 1명 경상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후 2시 21분 마지막 구조 대상자인 A씨를 구조했으나, 숨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A씨를 끝으로 구조 작업을 종료했다.
앞서 오전 9시 49분께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9공구 천용천교 건설 현장에서 교각에 올려놓았던 상판 4∼5개가 떨어져 내렸다. 이로 인해 당시 일하던 근로자 10명이 추락·매몰돼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이번 사고는 크레인을 이용해 교각 위에 올려져 있던 상판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던 도중 철 구조물(빔)이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고 당시 교량 붕괴 사고 구간 하부를 달리던 자동차의 후방 블랙박스로 녹화된 영상을 보면, 3개 교각 사이 2개 구간의 상판이 거의 동시에 붕괴하면서 추락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공사장의 여러 가지 부실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편, 재해에 가장 취약한 중소기업들의 중대재해법 대비를 위해 각종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들은 정부 지원사업이 진단과 컨설팅에 집중돼 있다며 자금 지원 등의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영세업체의 경우 중대재해법 대비를 위한 지원금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규정을 지키라는 것은 많은데 돈도 주지 않으면서 몇천만 원씩 쓰게 한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정부 지원사업을 받는 업체에서도 컨설팅을 받아보면 전문가가 방문해서 지적만 하고 가는데 하고 싶어도 돈이 있어야 현장을 바꾸고 인력도 선임하고 바꿀 수 있을 것인데 문제는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건설현장에서 만난 영세업체들은 대응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설비나 인력을 보강하기가 부담스럽고 워낙에 경기가 어려워서 살기가 급급한데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한숨이 나온다.
정부에서 컨설팅을 받아보라고 연락은 많이 오는데 지적사항이 나와도 고치고 보강하는 게 다 부담이니 손을 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현장사정을 모르는 탁상행정으로는 건설업계의 오래된 고질병을 고칠 수 없다. 대기업이 모든 공사를 하는 것 같아도 들여다보면 대부분 영세업체가 없으면 현장이 돌아가지 않는 특성을 제대로 알고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