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논단] 열심히 분리 배출해도 재활용률 너무 적어

작성일 : 2026-04-20 13:13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협의회장

가정에서 생활 쓰레기를 배출할 때 분리배출을 잘하면 쓰레기들의 선별률이 높아지고 자원화가 증대된다.

 

하지만 정작 버려지는 종량제 봉투 속 실상은 이런 기대와 거리가 멀다. 실제 종량제 봉투에 섞여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1인당 하루 평균 25g, 재활용을 위해 따로 분리 배출되는 양보다 오히려 2배나 많다.

 

문제는 종량제 봉투 속 플라스틱도 오염만 없다면 충분히 고품질 원료가 될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이다. 이미 다른 쓰레기와 뒤섞인 탓에, 종량제 봉투 속 생활폐기물이 재활용되는 비율은 단 8%에 그치고 있다.

 

이에 충남도는 중동발 국제 유가 불안과 원료 수급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폐비닐 고품질 자원화 사업'을 도내 전역으로 확대한다고 14일 밝혔다.

 

·군에서 수거한 폐비닐을 열분해 공정을 거쳐 재생 원료로 만들고, 이를 다시 정유사에 공급하는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를 가동한다. 이 사업은 폐비닐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해 열분해유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생산된 열분해유는 HD현대오일뱅크와 한화토탈에너지스에 공급하고, 이들 기업은 항공유와 플라스틱 원료인 납사 등을 생산한다.

 

도는 지난해 천안·서산·당진·홍성 등 4개 시·군에서 시범 사업을 진행해 폐비닐 2619t을 처리했다. 이를 통해 1217t의 열분해유를 생산했으며, 3405t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범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도내 15개 전 시·군에 폐비닐 별도 분리배출 및 수거 체계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재생 원료 생산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도는 폐플라스틱의 수거부터 재활용, 산업 활용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광역 단위 협력 체계인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에도 힘쓴다.

 

이를 통해 지역 기업의 재생 원료 공급망을 확보하고 재활용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번 사업이 최근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변동성 대응은 물론 석유화학 산업의 원료 수급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 환경 규제 강화로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대체 원료 확보가 시급한 상황으로 폐비닐 자원화와 선순환 체계 구축을 통해 자원 순환을 넘어 에너지와 자원 안보 기반이 강화되길 바란다.

 

한편, 재활용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좁기만 하다. 우리나라 재활용률은 통계상 56%이지만, 소각 에너지를 제외하고 다시 원료로 쓰이는 '실질 재활용률'은 유럽 기준 적용 시 16%에 불과하다.

 

분리배출된 플라스틱 상당수가 여전히 불태워지는 셈이다. 열심히 분리 배출한다고 해서 재활용의 개선이 저절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며, 제대로 노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품 생산 단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하는 기업의 변화와 이를 강제할 정부의 정책이 동반되어야 소비자에게만 지워진 무거운 책임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