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6-01-15 12:56
![]() |
| ▲조재환 이학박사/경영학 박사 수료 |
“가까이 있지만 닿지 못한 도시, 금산의 구조적 역설
금산군은 지리적으로 대전과 세종이라는 초대형 행정·경제 거점에 인접한 대표적인 위성도시다. 불과 30분 내 접근 가능한 거리, 생활권·통근권·교육권을 공유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금산은 오늘날 ‘인구소멸 위험지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으로 불린다.
이 역설은 단순한 인구 감소 문제가 아니라, 지방행정의 구조적 실패를 드러내는 상징적 사례다.
1. “가깝기 때문에 떠난다”는 역설
대전·세종과의 근접성은 기회가 될 수 있었지만, 금산에서는 오히려 인구 유출을 가속하는 요인이 되었다.
청년은 대전으로, 신혼부부는 세종으로, 노년층은 의료 인프라가 있는 대도시로 이동한다.
문제는 이 이동이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금산에는 머물 이유가 되는 정책과 생활 인프라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
2. 귀농·귀촌을 막는 행정, 사람을 밀어내는 제도
금산은 산지와 농지가 많은 전형적인 농촌형 도시다. 이는 귀농·귀촌에 최적의 조건임에도 현실은 정반대다.
산지법, 농지법의 기계적 적용, 부처 간 책임 회피, 소극행정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를 ‘환영’이 아닌 ‘규제 대상’으로 만들어 왔다.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규정이 먼저인 행정, 이것이 금산 인구소멸의 핵심 원인 중 하나다.
3. 위성도시 전략의 부재
금산은 대전·세종의 위성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위성도시 전략을 가져본 적이 없다.
출퇴근 도시, 교육 연계 도시, 고령친화 힐링 도시, 국방·안전 연계 도시 등 어떤 정체성도 명확히 설정하지 못했다.
위성도시는 ‘종속’이 아니라 ‘기능 분담’의 문제다. 금산은 아직도 그 역할을 정의하지 못한 채 주변 도시의 그림자 속에 머물고 있다.
4. 인구정책은 숫자가 아니라 ‘생활 설계’다
출산장려금, 전입 지원금 같은 단기 인센티브로는 인구를 붙잡을 수 없다.
사람은 살 수 있는 구조가 있어야 남는다.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교육 환경
노년을 맡길 수 있는 의료·돌봄 체계
청년이 도전할 수 있는 일자리와 창업 기반
외부 인구를 포용하는 행정 문화
이 네 가지가 동시에 작동하지 않으면, 인구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5. 금산의 미래를 위한 4가지 전환 전략
이제 금산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생존을 위한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대전·세종 연계 생활권 공식화
광역 교통·교육·의료 공동 이용 체계 구축
둘째: 귀농·귀촌 규제 완화형 행정 모델 도입
사전 컨설팅, 유연한 법 적용, 책임 행정
셋째: 고령친화·치유형 도시 전략 채택
의료·산림·치유 산업 중심의 특화
넷째: 인구정책 전담 거버넌스 구축
단체장 직속 컨트롤타워 필요
인구소멸은 자연 현상이 아니다. 정책의 결과다.
금산이 사라질 것인가, 다시 설 것인가는 지금의 행정 선택에 달려 있다.
대전·세종이라는 거대한 도시 옆에서 소멸하는 도시가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전략적 위성도시로의 전환이 지금 금산에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