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성을 차곡차곡 쌓아온 금빛시장 상인들

작성일 : 2021-12-29 15:54 수정일 : 2021-12-29 16:04 작성자 : 편집국장 최영준 (yjlee2041@nate.com)

재활용품 판매금으로 10kg 쌀 100포, 라면 100박스 기탁

금빛의 마음을 직접 실천하고 전하며...

"상황이 어렵다 보니 더 어려운 사람들이 떠올랐다"

시장 상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며 금빛시장 입구가 분주해진다.

지난 28일 오전 11시 쌀 1,000kg과 라면 100박스를 금산군청에 전달하기 위해 상인들은 가슴 벅찬 마음으로 준비 중이다.

금빛시장 상인들은 지난 1년 동안 폐지를 주워 마련한 수익금으로 라면과 쌀을 장만해 어려운 이웃을 돕기로 마음먹은 것.

금빛시장 상인회 황보성 상무는 "금산군과 군민들이 금빛시장에 그동안 관심을 가져주시고 발전시키기 위해 도움을 주신 보답을 하고 싶었다"며 "코로나19로 장사도 안되는 상황에서 시장에는 자본이 없고 모금을 하면 빈약하게 걷히고 그렇다고 지원을 줄일 수도 없어서 폐지 줍기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인적이 드문 금빛시장 상인들에게 코로나19의 파고는 높았다.

30년 넘게 가게를 운영했지만 지난해와 올해처럼 시장에 한기가 돈 적이 없다고 한다.

상황이 어렵다 보니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이 떠올랐다고 상인들은 얘기한다.

전해순 총무는 "상무님은 9인승 승용차 의자를 모두 뜯고 저녁때 읍내를 돌아다니며 폐지를 주웠어요. 폐지 줍는 분들이 가져가고 남은 것들을 수습하다 보니 돈이 되는 것이나 안 되는 것을 구분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다녀가면 거리가 깨끗해 졌지요."라며 거리의 쓰레기를 줍는 마음으로 폐지 줍기에 나섰다고 한다.

수익금 마련이 목적이었지만 날을 거듭할수록 돈이 되지 않는 물건들까지 줍게 됐다.

가게 문을 닫고 늦은 저녁에 시작되는 선행에는 기쁨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폐지 줍기는 무더운 여름, 시린 겨울을 가리지 않았다. 폐지 줍기가 일상이 되자 밤낮 구분도 없어졌다. 도움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오면 상인들은 누가 됐든 주저 없이 먼저 뛰어나갔다.

박병종 상인회장은 몸이 고되고 마음이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함께 하는 상인들이 있어 힘이 됐다고 말한다.

박 회장은 "김정숙 이사님은 통닭을 튀기다가도, 전해순 총무님은 미용실에서 머리를 말아 놓고 나간 적도 있다. 그래도 손님들은 불평 한마디가 없었어요. 최영진 친목회장님은 쌀 배달을 나가면서도 폐지를 주웠답니다."고 전했다.

금빛시장 상인들이 폐지 줍기 선행이 입소문을 타면서 마음을 보태는 손길도 늘었다.

김민주 이사는 "언젠가 가마실(군북면 내부리)에 들렀을 때 깡통을 모으면 연락을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주민께서 깡통을 직접 수거해서 판 2만 원을 건네주셨다. 2만 원어치 깡통을 모으기 위한 수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무척 고마웠고 저희에겐 200만 원보다 더 값진 돈이었다."고 말했다.

5톤 트럭을 가득 채워도 손에 쥐어지는 건 7만 원 수준. 수익금은 더디게 모였지만 상인들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졌다.

옷 가게를 운영하는 최화순 대표는 청춘을 다 바친 곳이 금빛시장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민주 상인회 이사는 출산한지 한 달 만에 가게를 시작, 상인들의 도움을 받아 가며 아들을 키웠으며 시장이 키운 아들은 변호사가 되어 금산의 자랑이 됐다고 말한다.

반찬 봉사 10년을 이어온 김민주 이사, 목욕 봉사 15년을 이어오고 있는 전해순 총무 등 상인들은 내 삶의 풍요에만 정성을 쏟지 않았다.

모두가 '쇠락'을 걱정하는 전통시장이지만 상인들은 삶을 지탱해 준 금빛시장에 대한 고마움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선행으로 보답했다.

30년에서 길게는 50년까지 시장을 지켰던 상인들은 '삶의 터전' 이면서 '꿈 공장' 이었던 금빛시장이 금산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볕' 이면서 '온정을 느낄 수 있는 곁' 이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금산금빛시장 상인회(회장 박병종)에서 재활용품을 수집해 판매한 금액으로 마련한 기탁 물품들은 읍·면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기초수급자, 차상위, 사례관리가구 등 소외계층에 전달할 계획이다.

/편집국장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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