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이슈] 청렴성ㆍ신뢰도 심각하게 훼손 “선비정신 마음에 새겨야”

작성일 : 2025-11-17 09:47

▲충남도의회 청렴문화 확산 선비문화체험 워크숍_돈암서원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도의회 공무국외여행과 관련해 경찰 수사 진행 중" 구체적인 경위 설명 요구

 

선비의 도는 곧 마음의 청렴에서 비롯된다.”

 

지난 가을 충남도의회 공무원들은 논산 노강서원과 명재고택, 돈암서원 등을 찾았다. 조선 선비들의 청렴한 삶을 배우고, 공직윤리의 기본을 되새기기 위한 선비문화 체험 워크숍이었다. 직원들은 다례(茶禮)를 배우고, 붓을 들어 청렴을 써 내려갔다. 하지만 며칠 뒤 도의회는 정작 그 청렴의 가치로부터 멀어져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해외 출장비 부풀리기와 초과근무수당 부정수령 의혹이 잇달아 불거진 것이다.

 

경찰 수사 중부풀려진 출장비의 실체

 

7일 열린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신순옥 의원의 도의회 공무국외여행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 구체적인 경위를 설명해 달라.”는 질의는 회의장을 긴장시켰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전국 지방의회 국외출장 915건을 점검한 결과, 항공권 위·변조를 통한 경비 부풀리기 사례 수백 건을 적발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따라 충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충남도의회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에 착수했다.

 

구상 도의회 사무처장은 경찰로부터 수사 개시 통보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결과가 나오면 징계위원회를 열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도의회가 청렴의 상징인 선비정신을 배우던 그 시기, 내부에선 이미 경찰 수사 통보가 오고 있었다.

 

수당도 부정 수령기강 해이 도마 위에

 

신 의원은 이날 감사에서 또 다른 문제를 지적했다. 충남도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 도의회 직원 3명이 부당한 초과근무수당을 수령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사무처는 부정 수령액은 전액 회수했다고 해명했지만, 직원 기강 해이와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신 의원은 도의회의 청렴성과 신뢰도를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라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관리자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비정신은 전시용이 아니다

 

도의회는 청렴 실천의 일환으로 매년 선비문화 워크숍을 열고 있다. 올해는 한국유교문화진흥원에서 선비의 삶과 정신을 주제로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직원들이 호 짓기’, ‘글쓰기’, ‘다례를 체험했다.

 

당시 의회 관계자는 선비문화는 단순한 전통이 아니라 오늘날 공직자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라며 청렴과 존중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그 다짐이 행정 내부에서조차 실천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화상이 됐다. 청렴 교육이 행사로 끝나고, 제도적 관리가 따라오지 않는다면 선비정신은 표어에 그칠 뿐이다.

 

신뢰 회복은 사과가 아닌 시스템에서

 

공직사회에서 신뢰는 한 번 잃으면 회복하기 어렵다. 출장비와 수당 문제는 단순한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청렴 행정이라는 근본 가치의 붕괴로 이어진다. 충남도의회가 청렴을 외치며 서원에서 배운 선비정신을 진정으로 되살리려면, ‘체험보다 제도, ‘교육보다 실행이 앞서야 한다. 도민들은 보여주기식 청렴이 아닌, 검증 가능한 시스템으로 지켜지는 청렴을 요구하고 있다. “청렴을 배웠다면, 지켜낼 용기도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이제 도의회가 답해야 할 차례다.

 

/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공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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