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냄새가 물신 풍기는 금산 사람을 설레는 마음으로

작성일 : 2021-10-19 09:53 작성자 : 편집국장 최영준 (yjlee2041@nate.com)

수집한 LP 7,000장으로 마침내 <그래서 가요 LP> 공개

'마음과 마음이 잘 어우러 지면 자연스레 소통은 이어지는 것'

'지식의 궁극적 목적은 나누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

40년 전 음반가게 형님 고맙습니다.....

다양한 문화를 여러 방면으로 활동 중인 선배님을 지난해 2020년 11월 26일 첫 만남 이후 11개월 만에 금산읍에 위치한 라온 카페에서 설레는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잦은 만남은 없지만 왠지 자연의 냄새 물신 풍기는 큰 형님을 오랜만에 뵌다는 느낌이 맞을까? 2021년 10월 18일 양해남 작가님과 마주했다.

두 번째 사진 시집 <바람을 찍는 법/ 눈빛출판사>을 출간한 양해남 작가를 금산진악신문 535호 신문에 소개하면서 그와 첫 만남의 고리를 페이스 북 친구를 통해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음악의 인연과 아날로그에 관한 이야기책 <그래서 가요 LP/ 그래서 음악 출판사>을 출간했고 그 책을 선물받으며 그 간의 이야기들이 보따리처럼 풀어졌다.

양해남 작가가 음악에 빠져들기 시작한 건 국민학교 시절 동네에 음반가게가 생기면서부터다. "음반가게의 주인은 가까운 도시에서 DJ로 활약하는 팝 음악의 고수였으며 현재 추부면에서 도랑가 추어탕을 운영하고 있는 친척(정확히 팔촌) 형인 양해덕 형님이다."고 말하며 양 작가는 최초의 음악 스승을 만난 일생일대의 행복한 사건이었다고 설명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부리나케 음반가게로 달려가 새로운 음악을 듣고 정보도 얻으며 형이 외출할 때면 잠시 음반가게 주인 노릇도 했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도시에 있는 도매상에 들러 판매할 새로 나온 음반을 받아오는 심부름도 이어갔다.

음반가게는 동네 젊은이들의 사랑방이었다. 주로 형의 친구들, 후배들이 수시로 모였고 양 작가는 그들에게 좋은 정보든 잘못된 정보든 많은 것들을 배웠지만 추억 속의 그 시간은 행복한 시절이었다.

가게에서 팔리는 LP 음반과 카세트테이프는 대부분 가요였다. 특히 트로트가 가장 많이 팔렸다. 그렇지만 양 작가는 "나는 트로트가 어찌나 싫던지.... 돌이켜 보면 편협하고 무지했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구입한 다양한 장르의 LP들은 지금도 그의 리스닝 룸 한 쪽 구석에 얌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당시 음악에 관한 것이라면 뭐든지 닥치는 대로 수집했다. 가요, 팝, 클래식,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주로 유럽)의 다양한 음악을 들었다. 이것도 부족해 매일 라디오 음악방송을 들으며 갈증을 해소했고 이런 영향으로 지금도 수없이 많고 다양한 음악을 듣고 있으며 그는 수집한 가요 LP만 해도 7,000장에 이른다.

가요 중에서도 양 작가가 가장 즐겨듣는 장르는 포크 뮤직.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편성을 좋아해서다. 특히, 1970년대 전성기였던 '트윈폴리오'와 '어니언스', '에보니스, '금과 은', '4월과 오월', '둘다섯' 그리고 '가람과 뫼' 등 듀엣들이 부른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인 설명들과 함께 <그래서 가요 LP>는 음질과 레코딩 환경 등을 분석한 설명도 잘 녹여져 있다.

예를 들자면 "LP는 듣기에 앞서 톤 컨트롤 조정하는 것이 좋다, 베이스는 평소 듣던 위치에서 두 배 정도 늘리고 트레블은 약간 줄이면 된다, 197년 중반에 발매한 유니버살레코오드의 음반들은 음질 편차가 큰 편, 저역이 부족한 편이고 중고역이 날카로운 특징이 있다, 바쿤 포노앰프 CAP-1004의 커브는 RIAA로 선택하라."는 등의 설명이다.

또한, 악기 간의 명료함이 떨어진다, 보컬의 선명도는 뛰어나다, 어쿠스틱 기타 반주만으로 노래했는데 특유의 하모니가 제대로 살아나 듀엣 화음이 극대화된 아름다운 명곡이다, 차분한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만을 사용한 반주는 서정적인 깊이를 들려준다 등 평가와 평론이 어우러져 있다.

양해남 작가는 음악을 많이 좋아하다 보니 꼭 내고 싶었던 책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지금은 사라져버린 <하이파이저널>에서 글을 쓰면서 가용에 관한 책을 쓰고 싶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그래서 가요 LP>라고 말한다. 그는 음악 비평가로 1995년부터 오디오 전문잡지 '하이파이저널'에서 오디오 평론 및 재즈와 월드 뮤직, 대중음악 평론을 했으며 <양해남의 진검승부>라는 칼럼이 대표적이고 그 외에도 다수의 매체에 기고했다.

충남 금산군 추부면에서 1965년(뱀띠)에 태어난 양해남 작가는 시인, 사진가, 평론가, 수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중 다큐멘터리·조경 사진작가, 한국 영화 자료 수집가로 정평이 나 있으며 다양한 문화를 통해 여러 방면에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영화 포스터를 수집한지는 30여 년이 지났으며 수집한 영화 포스터만 2,400여 점에 달한다.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은 2019년에는 248점의 포스터를 골라 한국 영화 포스터 컬렉션 책 <영화의 얼굴/ 사계절 출판사>을 출판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프랑스 해외 및 유럽을 돌면서 "유창한 언어는 아니지만 눈빛과 마음과 마음이 통하면 자연스럽게 서로 소통을 할 수 있으며 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다."며 "지식의 궁극적 목적은 혼자 쌓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나누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동네 마실 가듯이 카메라 하나 들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끌리는 순간 멈추고 대화를 청하면 인생 이야기가 소설이나 드라마처럼 극적이지 않아도 저는 그분의 삶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이어 간다는 양해남 작가.

그는 가요 LP 7,000 장을 수집하고 <그래서 가요 LP>를 출판하며 40년 전 다양한 음악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준 양해덕 형님께 고마움을 전했다.

양해남 작가는 "이런 글을 쓸 수 있고 <그래서 가요 LP>를 출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 음반가게 해덕이 형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형님! 인사가 늦었지만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 행복한 세상을 만나게 해주어서...."

/편집국장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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