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5-10-3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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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협의회장 |
충남 서해안은 예로부터 수산자원이 풍부해 전국적으로 이름이 높았다. 어촌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갓 잡아 올린 해산물의 활기가 넘치던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 지역의 바다는 한층 조용해졌다. 젊은 사람은 보기 힘들고, 한때 황금어장으로 불리던 천수만의 어획량은 과거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천수만은 한때 전국 수산물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던 대표적인 어장이었다. 하지만 간척사업으로 해수 순환이 차단된 이후 바다는 급격히 병들기 시작했다. 해수 교환이 막히자 수질이 악화되고, 저층 산소 부족과 적조 현상이 잦아졌다. 생태계는 무너지고, 어업 생산성은 급격히 추락했다. 1986년 1만 2천여 톤에 달하던 어류 생산량은 현재 절반 이하로 감소했으며, 지난해에는 고수온 피해액만 100억 원을 넘어섰다.
지역 주민들은 원인을 명확히 지적한다. 바로 해수 유통의 단절이다. 천수만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막힌 바닷길을 열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그렇지 않으면 천수만은 머지않아 회복 불가능한 ‘죽음의 바다’로 전락할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충남도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오는 10월 31일부터 열리는 ‘2025년 제4회 희망드림 판매전’과 ‘수산물 상생 할인 행사’는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 어가의 소득을 늘리기 위한 시도다. 행사에서는 도내 16개 수산기업이 참가해 충남 수산물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청정 해역에서 생산된 조미김과 젓갈, 가공품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또한 제철 수산물을 직접 맛볼 수 있는 ‘수산물 취식존’도 운영해 소비자와 어민이 함께 호흡하는 장을 마련한다.
이와 함께 충남도의회는 「천수만 수질 개선과 지속 가능한 해양생태권 조성을 위한 해수 유통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건의안은 정부 차원의 특별대책 지정, 범도민 협의체 및 전문 연구단 구성, 해수 유통과 병행한 양식 수산자원 회복사업 추진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 시화호의 해수 유통 사례는 천수만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로 평가된다. 시화호는 오염의 상징에서 생태복원의 대표 사례로 거듭났다. 천수만 또한 적절한 해수 유통 정책을 실행한다면 수질 개선과 어패류 생존율 향상, 나아가 생태·관광·어업이 공존하는 복합 해양생태권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이제 천수만의 회복은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해수 유통은 단순한 환경정책이 아니라, 어민의 생계와 지역경제의 존속,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최소한의 책무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지역사회가 뜻을 모아야 할 때다. 바다는 인간의 편의를 위해 잠시 멈추었지만, 이제는 다시 숨 쉴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천수만 해수 유통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